슬슬 졸업이 다가오니 '졸업하고 뭐할거니?'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사실 잘 모르겠다. 꼭 취직만이 아니라 늘 몇년 뒤의 내 미래는 내 머릿 속에 늘 그려져 있지만, 사실 내가 생각한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냥 불확실해서 누가 내 미래를 물으면 '글쎄요'라고 답하곤했다.
방송국 실습하면서도 몇번 그런 말을 들었다 무얼할거냐고..
다른 데서는 그냥 이런 질문을 들었을 때 '전 방송 쪽에서 일하고싶어요'라고 답하면 다들 '오 그렇구나 열심히해'라는 형식적인 대답이라도 돌아오기 마련이었는데..
내가 일하길 원하는 분야의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싶은 일을 말한다는 게 참 기분도 묘했다.
그동안은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불확실함 반, 내가 무얼 하고싶다고 말하면서 그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별로 없다는 부끄러움 반이 섞여 그냥 대강 대답하곤 했지만 이제는 그냥 제쳐두고 '난 무얼 하고싶어요!'라고 당당히 말하기 위한 연습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오늘 회식 때 부장님이 '넌 취직하고 뭐할거니? 무슨 분야에서 일하고 싶니?'라고 물으셔서 '전 방송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하니, '그럼 무슨 일을 하고 싶니?'라고 물으셔서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척 했지만 사실은 속으로 심호흡을 몇번이나 하고 '전 PD가 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그 순간 빈말이라도 '열심히 해봐'라는 말보다 그냥 내 기분인지 다들 그냥 '할말은 많지만 말하지 않겠다'라는 침묵이 흘렀다..
그냥 속상했다. 내가 내 꿈을 말하면서도 민망하고, 내 꿈을 얘기하고 있는데 듣는 사람도 민망한...
그냥 내 꿈을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어디서든지 내 꿈을 얘기해도 다들 내 꿈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그런 날이 곧 왔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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