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딩/응답하라 2013

어딘가에 있을 22살.

보통 12월 31일 23시59분에서 다음 해 1월 1일 00시 00분으로 바뀌는 그 순간.

바로 한살 더 먹음에 적응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다.

난 보통 설날 즈음까지도 바뀐 내 나이에 적응을 못하고, 한 개강즈음에서야 바뀐 내 나이에 슬슬 적응이 되곤 했다.

그런데 이번 년도는 좀 특이했다.

21살에서 22살이 되고, 22살이 채 적응 되기도 전에 한국을 떠나왔다.

그리고 만 나이로 나이를 세는 이 나라에서 난 다시 21살이 되었다.

그리고 이 나라에 22살이 되어있을 즈음에 난 23살이 되러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22살은 없이 21살에서 23살로 시간을 건너뛴 셈이다.

사실 달력상으로 따지면 분명이 내 인생에서 22살은 존재하지만 내 기억 속에 22살은 없다.

약 한시간 반 전에 나의 기나긴 21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22살을 대신해서 보냈던 또 한 번의 21살.

참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다.

정말 2014년 1월만 보고 달려온 일년이었는데, 1월 달력이 닳을정도로 기다려서 그랬는지 시간이 정말 지지리도 안갔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일년을 정말 2014년 1월 1일 바로 내일만 보고 달려왔는데..

정말 오지 않을 것 같던 그날이 눈 앞에 닥치니 참 신기하고 신기하다.

사실 상징적으로 2014년 1월에 의미를 둔거고, 집 갈날은 그래도 며칠이 남긴했지만.

그래도 계속 신기하다.

기다리던 그 때가 오는 게 기쁘기도 하지만,

보통 이렇게 한 해를 하루 남겨두는 날이면, 1년을 돌아보고, 다음 해를 계획하는 날이었을텐데..

아무래도 시험이 1월 11일까지 남아있으니, 새로운 년도가 시작된 느낌도 안난다.

매년 이맘 때 뭘 반성한다고 딱히 나아진 것도 없었고, 내년을 기약하며 새로운 것을 계획한다고 딱히 이룬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한해를 새로 시작한다는 그 프레쉬한 느낌을 안고 舊년에서 新년으로 넘어가는 매력인데..

이번 새해맞이에는 그 느낌은 없을듯..

그냥 하루하루 매일 똑같다보니 기다리던 날이 다가온다는 약간의 설렘만 있을뿐 딱히 색다르진않다.

그래도 좋다. 그렇게 기다리던 날이 왔다는 게.

라디오에서 그런 멘트가 기억난다. 1년이 36개월 정도 됐더라면 이렇게 한해를 보내는 서운한 감정을 이토록 자주 느끼지 않아도 됐을텐데 아쉽다고...

사실 그건 그렇다.. 늘 힘들고 늘 한 거 없는 매년이었지만 뭐가 그렇게 이쁘다고 보내주기가 싫은건지...

근데 이번은 다르다. 한해가 12개월이 아니라 1개월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수도 없이 많았기에..

그런데 그동안 그렇게 힘들면서도 변태같이 힘든 감정에 희열을 느꼈다.

'이만큼 힘드니까 끝날 때 이보다 몇 배는 기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1년이 1개월이 아니라 12개월이었기에 내가 고생한 1년이 더 보람있게 느껴졌던 한해였겠지..

정말 많이 수고했던 한해였다.

철저히 외롭고 철저히 고생하고 철처히 초라함을 느꼈던 1년.. 가긴 가는구나..

살면서 이만큼 나 혼자서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한해는 처음이다.

참 의미가 여러모로 많은 한해인데.. 너도 나랑 같이 많이도 고생했다 2013년..

그리고 제일 수고한 나 자신에게 토닥토닥!

누군가에게 보여줄 눈에 띠는 결과물은 없지만 내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걸 얻었고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안다.

어이구 수고했당 우리 다연이 몇시간 남지않은 한해 마무리 잘하고 새해라는 느낌도 없는 이 2014년..ㅋㅋㅋ 그렇지만 너무나도 기다려왔던 이 2014년 잘 맞이하자.

화이팅!


p.s 오늘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넘어가는 그 시간에는 이것들과 함께 할 것임!

여기와서 스트레스 풀 용도로 과자를 사먹어는 봤어도,그냥 생각없이 즐기기위해 산 과자는 처음이다.

저렇게 페트병째 탄산음료를 산 적도 처음..

수고한 2013년의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사실 이것도 성에 차진않지만...ㅋㅋㅋㅋㅋ 그래도 좋다.

아 그리고 저 cracker sandwich는 그렇게 찾았는데, 드디어 찾았다! 것도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연찮게.

소소하게 기분이 좋구만!

(막판에 디카도 고장나서 사진 찍을 도구가 전혀없길래.. 임시방편으로 노트북 웹캠으로 찍었다. 다다 사진으로 남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