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딩/응답하라 2013

말레이시아에서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시간상으로는 23일이지만 22일 일기를 쓰는거니, 22일 시점(?)에서 일기를 쓰도록 하겠다.

어제는 말레이시아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다녀오고, 오늘은 아마도 마지막 혼자서의 외출을 했다.

여행은 뭔가 급작스럽게 다녀온 느낌이 있지만, 오늘 이 외출은 몇주 전부터 계속 생각하던 거였는데, 오늘 드디어 했다.

생각해보니 1년여 동안 살아오면서 혼자서 학교 밖 외출을 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마인즈조차...

그래서 떠나기 전 한번 혼자 외출을 해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예전같으면 생각만 하고 또 미루고 미루고 했겠지만, 이제 집에 갈 날도 한달이 안 남은 지금, 이제는 미룰 시간조차 거의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생각을 하면 바로바로 해야한다.

때문에 여행도 얘기하자마자 다녀온 것일테고, 오늘 외출도 그랬다.

사실 외출은 뭐 생각하자마자 다녀온 건 아니고, 가야지가야지 하다가 그냥 아예 다 종강하고 마음 조금이라도 편할 때 가자해서 자체 계획상 종강 후로 미루어졌다.

그냥 뭐 나 가고싶을 때 가면되긴하는데, 여기 온 이후로 어딜 나간다는 게 그냥 심심할 때 나가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션이 되어버렸다;

해서.. 마지막 여행미션(?)이 끝나고 조금 쉬어도 되었지만, '외출미션도 얼른 끝내버리자!'라는 생각에 여행갔다와서 쉴 틈도 없이 바로 다음날, 바로 오늘 외출을 다녀왔다.

외출을 하는 이유는 사실 몇가지가 있었다.

첫번째 이유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처음이자 아마 마지막으로 혼자 외출을 해보자!라는 마음에서였고,

두번째 이유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크리스마스 당일날에 일단 뭘 할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약속을 잡긴했지만, 여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그 전에 홀로 만끽하고 싶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장 나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파빌리온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는 얘기를 듣고, 목적지를 파빌리온으로 정했다.

가서 아이쇼핑도 하고 한껏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자유로움도 만끽할 예정이었다. 종강도 했으니..흐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 이유는 '스타벅스 악마의 음료' 마시기라는 자체 미션때문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말레이시아 스타벅스에서 악마의 음료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먹어도 되긴하지만, 모르겠다.. 그냥 말레이시아에서 한번 악마의 음료를 시켜보고싶었다.

그리하여 이 세가지 이유로 오늘 부킷빈탕을 갔다.

마음 속으로는 말레이시아에서 홀로 만끽하는 마지막 자유라는 생각으로 가려했는데, 마음이 뭔가 전쟁터 나가는 심정으로 비장했다..

전날부터 역은 부킷빈탕 역에서 내릴지, KLCC역에서 내릴지부터 혼자 괜히 고민하고.. 몇시에 일어나서 몇시까지 준비하고 몇시에 나갈건지를 다 고민하고 있었다.

계획상으로는 일찍자고 일찍일어나 일찍준비하고 출발이었지만, 이미 전날밤부터 일찍자는건 실패해서, 일찍일어나는 것도 약간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알람은 10시 30분으로 맞춰놨는데, 9시부터 기숙사 밖에서 공사소리가 요란했다.

전날 밤 늦게자서 일단 푹자고 외출을 나가는 건 틀려먹었지만, 그래도 나름 알람시간까지는 푹자고 싶었는데, 9시부터 공사소리가 나니 너무 짜증이났다.

창문에 대고 아주 욕을욕을 하고 싶을 정도. 일정이 아침일찍부터 없을 때 빼곤 오후에 일어나는 것이 내 일상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오전 9시란 꼭두새벽과 마찬가지..

그 꼭두새벽부터 큰 소음때문에 잠을 못자는 게 너무 화가났다!!!!!!!!!! 귀를 막아도 들리고, 이불을 덮어도 들리고, 아주 짜증이 나서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혼자 방 안에서 '씨발씨발!!'을 연발했다.

나름 몇주전부터 계획했던 나의 소박해보이지만 큰 맘먹은 외출인데 아침부터 욕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이 좋지았았다.

뭐 그렇게 욕을하면서 짜증을 내면서 침대위에 있다보니 알람보다 30분이나 늦은 11시가 되었고, 상쾌하지 않은 몸으로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나에겐 나름 중대한 외출이었기에, 간만에 손톱발톱도 깎고, 심지어 큐티클 제거부터 매니큐어까지.. 거기에다가 눈썹도 다듬고, 아주 소소한 것까지 다 신경을 썼다.

그렇게 자잘한 것까지 다 관리하고, 성실하지 않은 나는 준비를 하면서 컴퓨터로 노닥거리다보니 오후 1시가 지나가고있었다..

이러다 진짜 계획했던 것 다 망치겠다 하는 불안함에 2시전엔 무조건 나가자라는 마음으로 급하게 준비를 마치고 ktm가는 차를 타러 KAA로 향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평소에 기차탈 일 없을땐 그렇게 쓸데없이 많이 보이던 사우스시티버스가 안오는 것은 물론이고, 매번 있던 택시조차 안보였다..

그렇게 몇십분을 기다리다 겨우 택시를 타고 기차를 탔다.

평소같으면 그냥 평범한 시내나들이겠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ktm을 타는 것조차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렇게 KL센트럴에 도착했다. KL센트럴은 뭐 어딜갈 때마다 꼭 지나쳤던 곳이라 그런지 ktm을 탈 때보다 더 기분이 이상했다.

저번학기 놀러갔던 것, 친구들 놀러올 때 같이 놀았던 것, 혜경이네 갔던 것 그냥 다다 생각이 났다.

여튼 그렇게 모노레일로 갈아타고, 토큰을 뽑는데, 또 그 토큰을 보면서조차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그냥 그간 해왔던 모든것들이 마지막이라는 수식어가 붙고있다는 이 순간들이 참 이상했다.

여튼 그렇게 부킷빈탕에 도착했다.

파빌리온에 가기 전에 잘란알로를 한번 거닐었다.

그동안의 외출은 안가봤던 곳을 가보기 위해 하는 외출이었다면, 이번 외출은 그간 가봤던 곳을 다시 추억하기 위한 외출이었다.

잘란알로를 보면 맨 처음 말레이시아 온 날, 국제교류원 선생님과 천사님과 왔던 기억이 났다.

그땐 그냥 신기하고, 외국이구나하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그 거리를 보며 그 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참..

그렇게 잘란알로를 거니는데, 한 사람이 닭갈비집 전단지를 나눠주고있었다.

끼니는 파빌리온 푸드코트에서 떼울 생각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갑자기 닭갈비가 땡겨서 진짜 급! 들어갔다.

그냥 일반적인 여행이었다면, 외국에서 한식을 먹는다는게 좀 아까울 것 같겠지만, 여기 온지도 어언 1년.. 말레이시아 음식이란 음식은 거의 다 먹어봤으니, 딱히 그런건 없었다.

메뉴판을 보는데 처음엔 그냥 혼자이니만큼 간단하게 볶음밥이나 먹을 생각이었는데,

외국이니까 한국에서 못해보는 걸 해보자 라는 생각에 닭갈비를 시켰다.ㅋㅋ

알고보니 사장님이 한국인이라 날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좀 민망했지만.. 뭐 그래도 상관없었다.

혼자 닭갈비를 먹고.. 거기에 사리까지 추가해서...ㅋㅋㅋ

그렇게 혼자 먹고있으니까 내가 부탁도 안했는데, 직원이 사진찍고싶냐며...

딱히 사진 생각은 없었는데, 이것도 기념이겠다 싶어 알았다고 했다.ㅋㅋㅋ

그런데 이번년도에 여행을 혼자하면서 혼자 나름 별걸 다해보다보니, 닭갈비를 혼자 먹는 것도 딱히 이상하진 않았다.

그래서 내년에 한국가서 고깃집가서 혼자 고기구워먹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여튼 그렇게 닭갈비를 다 먹고, 쿠폰으로 사리까지 할인받고, 파빌리온으로 향했다.

파빌리온으로 향하는 길에 1차 트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부킷빈탕에 온 두번째 이유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서이니까, 그냥 죄다 보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물들은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1차로 트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길에,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악사들을 발견했다.

크리스마스라고 캐롤을 연주해주는데,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러 온 나에게 더욱 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고취시켜주다니...

워낙 짠순이라 그런 길거리 공연을 보면서 돈을 줘본적은 없는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악사들에게 보답의 의미로 돈을 건냈다.. 액수는 1링깃..;;ㅋㅋㅋㅋ

뭐 1링깃 내놓고 생색은 아니고, 그냥 원래 그런거에 돈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난데, 악사들에게 단순히 나의 기분을 고취시켜줬다는 이유만으로 보답을 했다는 것 그 자체가 나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

뭐 그렇게 혼자 기분좋게 돈을 건네고, 레알~ 파빌리온으로 향했다. 역시 기대했던 것 만큼 예쁘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었다.

2차 사진촬영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셀카로 찍다가 주변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냥 이렇게 혼자 여행다니고,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하니 방학동안 혼자 태국가고 싱가폴갔던 거랑 느낌이 별반 다르지않았다.

일단 크리스마스 분위기 만끽하기라는 큰 이유안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사진찍기라는 작은 이유도 포함됐었는데, 사진미션하나 성공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나서 세번째 미션 스타벅스 악마의 음료 시켜먹기를 시행하기 위해 스타벅스로 향했다.

그런데 이건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굳이 안해도 되는건데, 괜히 혼자 스스로에게 미션을 줘놓고 혼자 그 미션때문에 며칠전부터 부담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ㅁ;

직원이 내 영어를 알아들으려나, 스벅에서 영어로 주문은 어떻게 하는거지 하는...

처음에는 영어로 스벅을 주문해보자!였으나, 그냥 그림을 그려가자 라는 생각에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나와같이 외국에서 악마의 음료를 주문할 때 그림을 그려가는 사람이 많았고, 대부분 후기가 직원이 신기해했다. 귀여워했다라는 후기 크게 걱정을 안했는데,

스벅에 가서 그림종이를 들이미니 '이게뭐야?''얜 뭐지?'라는 반응에 당황했다...

그렇게 자세하게 그려놨는데도 이게 뭐냐며 묻고..ㅜㅜ 나도 모른다 ...

우여곡절끝에 음료를 받았는데, 초코드리즐이랑 자바칩이 안 뿌려져있었다.

직원이 아 드리즐 안뿌렸다며 뿌려주겠다고 다시 가져가, 내가 자바칩도 뿌려달라고 해서 진짜 마침내 악마의 음료를 받아냈다.

먹어보니 맛있긴한데, 뭐 내가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지 딱히 뭐 특별함은 못 느끼겠지만은 달달한거 좋아하는 나는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스벅음료를 주문하고 다시 파빌리온으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장식물들이랑 엄청 사진을 찍고, 옷도 구경하고 그렇게 있었다.

그런데 원래 세부 계획은 옷보면서 자유즐기기였는데, 왜 딱히 옷을 보는데 별 느낌이 없는건지....

세일기간이라 그랬던 건가.. 늘 세일기간 아닐땐 그렇게 구매욕구가 치솟더만, 크리스마스&연말이라고 거의 모든 매장들이 50%세일을 하니.. 쇼핑이 별로 안땡긴다..;

여튼 그래도 일단 오긴 왔으니, 둘러보긴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억지아이쇼핑을 하고 파빌리온에서 크리스마스 노래공연들으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있다가 KLCC로 향했다.

그런데 파빌리온 입구에 파빌리온을 나서기 전에 낮에는 밝아서 안들어왔던 조명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니, 아침에 봤던 장식물들과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중국인 남학생 붙잡고 재촬영을 부탁했다.

여담이지만 요새는 외국에서 사진찍기를 부탁할때 보통 중국인들에게 부탁을 한다. 정말 말레이 애들이랑 서양애들을 사진을 잘 못찍는다.

혹시 중국인 없으면 카메라 좋은거 들고있는 외국인에게 부탁을 한다.

여튼 재촬영을 해준 남학생이 흔들림없이 잘 찍어주긴했는데, 왜때문에 여백이 왜이렇게 많죠..

카메라를 조금 더 올려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학생 ㅜㅜ...

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KLCC로 향했다.

파빌리온에서 KLCC를 가는 다리를 건너는데 또 느낌이 묘했다. 뭐 그렇게 가다보니 KLCC가 나왔는데, 오늘 무슨 한국으로치면 서코 같은 만화 코스프레 축제가 있었나보다.  

특이한 가발들과 옷차림으로 무장한 군단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룸메가 안들어오고 sem break라 기숙사에 애들도 거의 없고 이렇게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니 이번 여름방학이 떠오른다.

물론 요즘도 늦게까지 내키는대로 컴퓨터를 하긴하지만, 그래도 그때와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계속 혼자이면 좋으련만 떠나기 전까지..

여튼 룸메도 없고, 수업도 없고, 과제도 없어서 넘 좋다.

다 내맘대로 할 수 있다. 자고싶을떄 자고 일어날 수 있을때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하고싶은 거 하고.. 넘죠탕


'대딩 > 응답하라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딘가에 있을 22살.  (0) 2013.12.31
20131208  (0) 2013.12.09
뮤지컬이 끝이 났읍니다.  (0) 2013.12.06
집에 가고싶다.  (2) 2013.11.29
라디오 DJ의 바뀜으로 또 한번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0)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