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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응답하라 2015

학생(X) 무직(O)

메일로 오는 리서치 알바를 간간히 하는 편이다.

리서치 맨 앞이나 뒷 질문에는 대부분 조사원 통계를 내기위한 나이나 직업을 묻곤하는데,

보통 지금 내나이, 24살은 18-24살 나잇대에 묶여있다.

정말 나이는 나이일뿐이고 리서치에서 통계를 내는 나잇대도 그냥 통계를 위한 편의로 묶은 것 뿐인데,

바로 내년만 되면 이제 내가 18-24이라는 나잇대가 아닌 다른 곳에 속해지는 것 같아 무섭다.

어디든지 원래 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해진다는 것은 늘 무섭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 몇년 내내 '학생'칸에 체크를 했었는데 (4개월 전만해도..) 이제 '무직'란에 체크를 한다.

'무직'란에 체크를 하는 건 내가 백수라는 자격지심에 마음이 불편한 것도 있지만;

내가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공허함이 더 크다.


이렇게 자꾸 학생시절의 나를 놓지않으려다보니 대학친구들 생각이 많이 난다.

오늘 11학번 단톡방에 정말 갑자기 '우리 졸업하더라도 계속 연락하구 만나자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학시절 추억을 함께 했던 이 친구들을 붙잡고라도 있으면 내 대학생활을 마음 속에서나마 연명(?)하는 느낌이라...

내 기억 속에서 그 소중했던 기억들이 죽어있는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을 감고 대학교를 떠올렸을 때 기억 속 장소 하나하나, 시간 하나하나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과방에 가는 꿈을 꿨는데, '와~ 과방오랜만이다'라는 설레는 기분보다 과방이 그저 탁한 장소, 이제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는 느낌의 꿈!을 꿨다.

눈을 뜨자마자 그런 생각을 했다. 꿈에서 처럼 내 청춘을 나눴던 이곳들이 그렇게 죽어있는 공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그저 내 소중한 기억들이 내 기억 속에서 하나하나 모두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기억 속에 살아있다는 게 무언가가 remain 한다는 것보다 alive, fresh한.. 살아있고, 생기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욱 시간이 가는 게 싫은가보다.

시간이 가면 기억이 희미해지고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건 기억 속의 것들이 하나하나 죽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 그래서 그런지 오늘 남규와의 정말 별 것 아닌 대화도 희한하게 반가웠나보다.

그냥.. 너가 알려준 치과에서 치료받았다 좋더라.. 영상문학론 때 너네 생각 나더라 라는..

그런 별 것 아닌 말들과 문득 연락해준 남규가 고마웠다.

그리고 남규 조가 찍었다는 영화는 참 참신했고 재밌었다.

더불어 간간히 나오는 학교 장면도 참 추억돋우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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