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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딩/응답하라 2014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강릉에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대학교 입학 후 매번 종강하자마자 바로 집에 가서 서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었는데.. (몰래산타 봉사하면서..)

작년엔 교환학생때문에 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었고..

이번에는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강릉에 남아있게 돼서 강릉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별 감흥도 없었는데

그래도 날이 날이니만큼 나도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해낸 것이 미사드리러 성당에 가는 거였다..ㅋㅋ

어쩌면 천주교 신자로서 성탄미사를 드리러가는 건 당연한 거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4년동안이나; 냉담을 하고 있었고 또 강릉에 그렇게나 있으면서도 강릉에 성당은 한번도 한 가봐서..

내가 언제 또 강릉성당을 가보겠나라는 생각에..! 그것도 성탄절에..!

그래서 솔올성당을 찾았다.

원래는 이브날 저녁 전야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미현이랑 졸업 전 소중한 마지막 만남을 가지고 있었기에 ㅜ_ㅜ

성탄 낮미사를 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ㅋㅋ



성당에 도착을 하니 입구에서부터 성탄절을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붙어있었다.


플랜카드를 지나 자전거를 주차하고, 몇년만에.. 고해성사를 하러 갔다.

4년만에 하는 고해성사라.. 신부님께 혼날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별로 안혼나고 ^_ㅠ 무사히 고해성사를 끝마쳤다.

고해성사를 몇 번 해본 적은 없지만 매번 무릎을 꿇고 앉아서 그간의 내 잘못들이 뭐가 있나 돌아보게 하는 그 순간만은 참 어린애가 된 것같다.

평소에는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돌아보게 되고..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놨던 날들을 반성하게 된다..

아마 나도 그렇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고해성사를 볼 때만큼은 엄마 앞에서 혼나던 그 시절 그 아이가 되어있을듯하다..ㅎㅎ


여튼 그렇게 자리로 돌아가 미사를 기다렸다.



성탄절이라 그런지 참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했는데, 여기저기서 여기 자리가 있다며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종교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어디서든지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있다는 건 참 가슴 벅차는 일이다.

이 장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나와 같은 마음으로 모였구나라는 생각에 서로 경계심을 풀고 배려하게 되는 그 자체가 참 좋다.


그리고 트리왼쪽에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모형화(?) 해놓은 게 있는데..

어떤 분이 저걸 찍어가시던데.. 나도 사진 찍고싶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 인지라.. 못찍고.. 아쉬웠다 ㅠ_ㅠ..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성탄미사가 시작됐다.


머리가 별로 없으신..ㅎㅎ 그렇지만 멋진 안경에 수염이 멋지신 신부님이 미사를 보셨다.

오랜만에 보는 미사라 기도문도 다 까먹고 ㅠㅠ 미사순서도 많이 까먹었지만 그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기도를 드리고, 모든게 제 탓임을 되새길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미사를 드리러 온 수많은 사람들이 성탄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참 훈훈했다.

저런 모습을 보니 나도 예수님같은 사람이 되고싶었다.

나로인해서 저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큰 기쁨일까..


이미 세례는 받았지만, 만약 다시 세례를 받을 수 있다면 '가브리엘' 대천사를 세례명으로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러 내려온 천사.. 그 천사를 통해 사람들은 행복을 얻는다..

나도 예수님은 못되더라도 천사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기쁨을 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도 되고싶다..

이건 내 평~생 소원!


참 성당오기를 잘한 것 같당 ㅎㅎ

미사 중간 신부님의 말처럼 요즘은 성탄절이 단순히 소비와 쾌락의 날로 변질되가고 있는 것같다.

나도 오늘 성당에 온 게 남들처럼 소비와 쾌락을 위한 약속이 딱히 없어서 뭐라도 하려고 온 것인데..

그런데 '그냥' 오랜만에 온 미사를 통해서 정말 성탄절의 본질을 온 마음으로 다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미사가 끝나고 잔치국수도 먹고..ㅋㅋㅋ 삼겹살 파티도 있어서 삼겹살도 먹었다.. 비록 추워서 많이 먹진 못했지만 개이득!!ㅋㅋㅋ



그냥 먹기만 하는 나도 추웠는데 고기구우시는 분들은 얼마나 추우셨을까.. 여기서라도 감사의 마음을..ㅜㅜ


그렇게 혼자서 ㅋㅋㅋ 미사도 보구, 국수도 먹고, 삼겹살도 먹고..ㅋㅋㅋ



마리아님께 인사드리고 집으로 컴백! ㅋㅋ


룸메언니가 짐정리하고있길래, 나도 기왕 하는 김에 내 짐도 같이 정리했다 ㅋㅋ

그간 꺼내지않았던 짐들을 꺼내 하나하나씩 정리했다.

그렇게 얼마 정리 하지도 않았는데, 오랜만에 외출에다 짐정리까지해서 그런지.. 많이 피곤했나보다.

잠깐 자겠다는게 일어나보니 6시 ㅋㅋㅋㅋㅋ

컴퓨터로 노닥거리다가 같이 잠들었던 룸메언니도 깨어나고..

우리 하루가 지나기 전에 얼른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ㅋㅋ

부랴부랴 밖에 나가서 케이크와 족발을 사들고 들어왔다.



족발과 와인과 케이크..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여튼 그래도 나름 뭐라도 구색을 차리니 크리스마스 제대로 보낸 기분이다 ;D


히힝 정말 Merry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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