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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딩/응답하라 2014

벼랑끝에 내몰린 기분.

흠. 난 내가 졸업을 할 줄 몰랐다.

영원히 학생일 것만 같았다.

졸업을 약 한달정도 남겨둔 지금조차도 난 내가 졸업을 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닥 만족스럽지 못한 수능점수를 받고 대학에 입학해서,

그냥 막연히 뭘 하고싶다는 생각만 해오고 구체적인 생각은 나중에 해보자 나중에 해보자 하다가 4년이 흘렀다.

그저 재미있게 살고 재미있게만 지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재미있게 지낸 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언젠가 '즐겁고 재미난 것은 독이고 재미없고 하기싫은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4년동안 조금은 힘들고 재미없고 지루하게 보냈더라면 지금쯤 난 이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까.

항상 무언가가 끝날 때에는 그것이 무엇이 됐든 내가 갈 곳이 정해져 있었다.

중학교때 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했었어도 난 집 근처의 고등학교에 가면됐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어딘가 내가 갈 대학교는 있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내가 이제 어디로 갈 것인지 내가 정하고 내가 길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그저 그렇게 살아오다가 정말 내 앞에 있는 길을 내가 만들어서 나가려고 하니 한발짝 떼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어제 술을 진탕마시고 저녁이 된 지금까지 숙취 두통으로 고생하다 이제 조금 나아지니,

문득 졸업하면 뭐해먹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직정보방을 여기저기 살펴보았는데, 뭘 해야할지 막막했고 그 막막함보다는 그동안 말만 하고싶다고 했지 구체적으로 해온게 없는 내 자신에 대한 한심함부터가 들었다.

대학생활 4년하면서 나름 무언갈 해본다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긴했지만, 막상 실질적인 도움이 된 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나 허무하고 이제야 깨달았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달이라니 그냥 막막했다.

그동안 인터넷이나 뒤적거리면서 낄낄대고 풋사랑에 웃고 울던 나날들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냥 깜깜하다 뭘해야할지 그리고 내가 뭘하고있을지. 아 무섭다. 이 말밖에 나오질 않네.

수능이 끝나던 날 인생이 끝난 것만 같았고 이 시험 하나로 내 인생 모든 게 다 정해졌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날은 그냥 수많은 내가 살아온 날들 중에 하루였을 뿐이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바로 그날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때와 같았으면 좋겠다.

이제 아무것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끝이라고 생각하는 지금.

지금도 내가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모르겠다. 아 모르겠다 정말.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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