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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응답하라 2016

20160731

7월의 끝과 8월의 시작 사이의 밤.

2016년 나름 정신없게 흘러갔다.

이전에는 달의 시작과 끝도 느끼지 못하고 흘려보냈다면

이번, 달과 달의 접점은 은근히 느껴지는 게 많다.

이번이 유난히 그런건지

TV,라디오나 인터넷에서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라든지 '이제 곧 8월이 시작됩니다'라는 말을 많이 본 것 같다.

항상 무언가의 끝과 시작에서 그렇듯

그간 2016년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게 많이 밝아졌고 여유도 생겼다.

상반기는 인턴 끝나고 이것저것 제출하고 여행 다녀오고...

일단 저 계획해놓은 것 모두 끝내고 미래 설계를 다시 해보자고 맘먹었으나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미루다보니 채용공고가 하나 떴다.

새삼 놀라울 것도 아닌데, 다시 또 공고 앞에서 '난 준비가 안됐는데'를 반복한다.

그동안 자기 연민하며 스스로 토닥여왔다면 이런 느슨한 내 자신을 조이며 채찍질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일단 생각을 미룬 핑계를 하나 대자면

너무 덥다.

헥 지금 이 순간도 팔이 뜨끈뜨근하다. 유난히 이번 여름이 덥다.

확실히 겨울보다는 여름이 덜 게을러지지만

더워서 가만히 있질 못하는 대신에 뭔가를 진득히 하지도 못한다.

때론 사소한 것들이 주는 큰 행복들이 있다.

예를 들면 항상 제일 적은 데이터요금제를 쓰다가 무제한 요금제서비스를 추가했다든지,

화질이 좋지않은 브라운관 TV에서 평면 TV로 바꿨다든지 하는 것들.

참 가성비좋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 가성비 좋게 나를 엄~청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하나 꼽자면.

에.어.컨.

그동안은 에어컨의 필요성도 그닥 못 느꼈을 뿐더러, 에어컨 없이 잘 버티는 스스로가 대견했는데

이젠 대견이고 나발이고

에어컨이 너무너무너무 필요하다.

핑계고 뭐고 에어컨의 그 쾌적한 시원함이 너무나도 필요하다.

진짜 나는 지구를 너무 사랑하지만

에어컨을 맘껏틀고 녹색당을 지지하는 모순을 행하고싶다.


아 밤이라 타자기 소리때문에 신경쓰일뿐더러 더워서 글을 수정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으ㅓ어어어어 덥다 아주 미세하게 창문 너머 바람이 들어오긴한다.

비야 언제 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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