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일기.
이전보다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긴 했다.
그렇다고 주변 환경이나 내 가치관이 바뀐 건 아니다.
그냥 생각 안하려고 한다. 그랬다.
'아 씨...' 하고 넘기려고 계속 그냥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
문득 문득 올라오는 걸 누른다.
이렇게 벌써 11월이 됐다.
처음 찍어본 다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전할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원래 내가 찍고싶은 다큐는 이게 아니었다.
그것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평가받기 위해 찍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다큐멘터리 3일을 좋아하는지라 많이 비슷하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마침 몇 년 전에 내 다큐와 똑같은 소재가 다큐멘터리 3일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보지 않으려 했다.
보게되면 그 생각에 갇혀서 달리 찍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완성 후 그 에피소드를 찾아봤다.
신기하리만큼 굉장히 비슷했다.
따라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상하게 비슷한 영상이 나오니 참 회의감이 들었다.
여기에선 이 다큐가 잘 만들어졌다고 칭찬을 받았다.
물론 방송언어를 배우는 곳이니 방송언어로 영상물을 잘 만들어냈다는 칭찬이었겠지만
안정적이고 실패할 가능성이 없는 방송언어로 색깔이 없는 영상을 잘도 만들어 냈다.
아 그렇게나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그 사이에 나는 나를 버리고 이 틀안에 갇혀있는 방법을 잘도 배워냈구나 하고...
참 이걸 버리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사실 여기 있으면 내 마음을 누르는 데도 바빠서 온전히 나를 찾기도 힘들다.
생각이 멀티태스킹이 안돼서 뭐 하나 계속 생각하니
나에 대해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쉬고 싶다.
정말 쉬고싶다.
그렇게 몇개월동안 저녁에 틈날때마다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생각정리를 하려고 그리 애를 썼지만 안됐다.
그게 조금 걸리더라도
그냥 쉬면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 알고싶다.
요즘은 그냥 내가 누군지도 온전히 알지도 못한 채 급하게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하고있는 기분이다.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쉬고싶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쉬고싶다.
생각... 생각하고싶다.
나랑, 내 스스로랑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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