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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딩/응답하라 2011

이제 알겠다.

수능을 보고  아니 수능 보기전까지도
나는 내 성적표를 보며
'내 원래 능력은 이정도가 아니야
내 원래 능력은 더 뛰어나
내가 아직 발휘를 안해서 그래'
이런생각을 해왔다.
수능이 끝나고 망한 성적표를 받고서도
'이건 원래 내 능력이 아니야 이건 망한거야 내 원래 실력은 이게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난 망한게 아니라 망했어야만 했을 성적표라고..
그래.. 사실 그게 내 실력이지만 난 스스로 망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였을거다.
그 망했어야만 했던 성적표에 맞춰 대학을 오고
'이 대학은 내 원래 실력에 맞는 대학이 아니야'
'난 원래 실력보다 훨씬 낮은 대학을 왔으니까 얼마든지 여기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어'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입학한지 겨우 한달도 채 되지않은 지금 내가 하고있는 '짓'들을 보니
내가 그동안 눈으로 확인했던 내 실력이 아니라고 믿었던 그 실력들이 본래 내 실력이였고
사실 내가 처한 모든 상황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수능을 보고 친구들끼리
'우리 고등학교 떄 그렇게 놀았으니까 대학가서 열심히하자 대학가서 1등하면돼' 라고 말하고
나는 대학가서는 고등학교와 다르게 지낼줄 알았던 내 자신이
아직도 이렇게 한심하게 지내고 있는 내 자신이 믿기질 않는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놀던 그 모습에 스스로 익숙해져서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만들수 있을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자신이 너무 답답하다.
어렸을때부터 자신이 지금 해야할 일이 뭔지 알고 그걸 위해서 노력했던.. 작은목표.. 대학이란걸 이룬 친구들은 아직도 자신이 해야할일이 뭔지 알고 그걸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익숙해져 있어서 지금도 그렇게 해나가고있겠지?
사실 고등학교 때 자신의 성적보다 소위 운빨이라고 해서 실력보다 좀 더 좋은 대학을 간 친구들을 욕했지만
생각해보면 운이 따르는 친구들에게는 다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 친구들에게 '운빨이야'라고 얘기하면서 질투할 시간에 내 자신을 위해서 무얼했지
그리고 내가 운빨이라고 칭했던 친구들만큼 되기 위해 뭘 노력했지
뭐든일엔 다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나에게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왜 학벌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거야?" 라고 푸념했던 내 자신은
학벌이 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나는 학벌을 커버할만한 얼마나 다른분야에서 뛰어나게 노력한 일이 있었던가?
지금 그 학벌이란걸 커버하기 위해 공부해보려고했는데
몇년간 놓아버린 공부라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자꾸 다른 유혹에 시달려 너무너무 힘들다.
공부란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했던 사람들이... 대단하다는걸 왜 그 사람들을 그렇게나 인정해주는지 이해가 간다..
그리고 난 수능을 보고난 후에 다들 대학으로 이제 조금씩 친구들과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열등감을 심하게 느끼면서 '공부를 왜 하지않았지,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나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을텐데' 라며 많이 후회했다.
그런데 열등감도 열등감이지만 또 하나 후회되는건
왜 그 시절 할수있던 공부를 왜 하지않았지 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내가 고등학교 시절 배우는 여러가지 사회과목이라든지 수학과목같은걸 언제 또 배울까 하는 생각...
이제 좀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서야 고등학교 때 배웠던 국사,근현대사,수학같은게 왜 공부하고싶을까..?
갑자기 그렇게 배우라고 많은 기회를 줬을때는 하지도않더니 이제서야 공부에 대한 갈증이 난다..
요즘 공부를 좀 열심히해보려고 하고있는데
물론 소위말하는 스펙을 쌓기 위해서도 있지만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때 그 공부를 왜 안했지 하는 후회가 들까봐.. 나중에 공부에 대한 갈증을 느낄까봐 하는 이유도있다..
어릴때는 안그랬는데 진짜 내가 인생에서 제일 하지말아야할 것으로 꼽는 후회라는걸 요즘 너무 많이 하게된다.
후회중엔 내가 수능을 보고난 후에 느낀 큰 후회도 있지만
내가 매주 느끼는 왜 이번주를 그렇게 쓸모없이 비효율적으로 보냈을까 하는 작은 후회..도 있다..
그 후회를 하지않으려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오늘..또 작은 유혹에 넘어가서 일주일의 마지막날을 이렇게 보냈다..
무슨일이 있든간에 그 일이 일어나는데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나에게 있다는 말 ..
가슴에 꼭 새겨야지..
정말 이제 하루하루 후회되지않게 알차게 꽉찬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나중에 훗날 정말 기쁜 날을 맞을수 있게, 그 날을 맞으면서
이 날은 내가 그동안 하루하루 내가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 모여 이루어낸 날이다..
이 날이 나에게 온 이유는 나때문에, 나의 노력때문이다라고 말할수 있도록 해야지..
그리고 지난 고3겨울방학때 정말 미치도록 평생느낄 열등감 다 느꼇다고 할만큼 느낀 열등감..
그리고 가끔 살아가면서도 자주 느끼는 사소한 이 열등감들을 이길 방법은
멋있는 내가 만족할만한 내 자신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깨닳았다.
만족할만한 내 자신, 당당한 내자신이 되도록 꼭 노력하자.
그래서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열등감이 아닌 따뜻함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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