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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0 서독제 영화 리뷰

IPTV로도 하길래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은 집에서 조져야지...

<그녀를 지우는 시간>

초반부터 봤을 때 아 약간 노잼스멜인데 하며 보다가 반전

영화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독립영화에서나 시도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유머와 참신함.

인물은 등장않고 프리미어 화면에 편집자와 감독의 사운드만 있는 이 방식으로 영화의 8할을 풀어내다니

화면은 편집화면과 사운드만 있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넘나 재밌었다

내가 봉준호 영화 보면서 정말 시계 한 번 안 보게 하는 그 '지루하지 않음'을 느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도 지루함이 한 번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영화 속 감독이 그렇게 집착하는 수미쌍관이 나름 이 영화에서도 호러로 수미쌍관을 이뤄서

감독의 자전적인 본인 디스인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그리고 나 역시 영상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개떡 같이 찍어놓고 편집으로 어떻게 버무려보려는 심산(?)을 들킨 것 같아서 공감도 가고 ㅋㅋㅋㅋ

그렇지만 절대 참을 수 없는 것...

*한거에요-> 한 거예요

*어떻할지는 -> 어떻게 할지는

*어떻해? -> 어떡해?

...나 진짜 '어떻해' 맞춤법은 넘나 충격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분명 검수를 했을 텐데 어떻게 저 심각한 맞춤법을 아무도 지적을 안 했을까

특히나 '어떻해'는 진짜 소개남이 저랬으면 바로 손절칠 만한 심각한 맞춤법인데...

설마 내가 모르는 영화의 포인트를 살리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일까...?

너무 충격 받아서 영화보다가 정지 시켜놓고 박제했다

그렇지만 재밌었으니 저정도 맞춤법 흐린 눈 해주고 패스

 

<김현주>

영화 볼 땐 아무 생각 없다가 내가 조온나 싫어하는 사람 이름이라서

순간 '윽'했다

영화와 관계없는 이야기이니 패스하고

한 줄로 느낀 바를 얘기하자면 내가 순수하게 누군가를 지지해줄 마음이 있는가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처음 볼 땐 약간 영화 <벌새> 같은 느낌도 들다가

순간 선생님한테 감정 이입돼서 쟤가 선생님한테 관심 받으려고 거짓말을 하나 괘씸했다가

중간에 선생님이 "너 이렇게 선생님한테 솔직하지 않으면 도와줄 수 없어"라는 말에

"도와달라고 한 적 없어요"라는 아이의 대답이

내가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할 때에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내가 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권력이 있고 그 권력을 조금이나마 이용하려고 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됐다

결국은 아이의 말이 맞았다는 것과 같은 결말이었는데

순수하게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믿고 도와줄 수 있는 끈기와 진정성도 참 중요한 것 같다

 

<달팽이>

그냥 종로 일대를 좋아해서 종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가 좋았다.

딱히 기 빨릴 것도 없고 길을 계속 거닐며 두 사람들이 쓸 데 없이 나누는 이야기도 참 좋았고.

그냥 스토리와 상관없이 미쟝센만으로도 참 좋은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

그냥 막연히 낮엔 한 여자, 오후엔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옛이야기를 하니까

낮에가 전여친이고 오후가 현여친인가...?

여튼 TMT라 똑같은 얘기를 이 친구 저 친구에게 할 때가 많은데

같은 얘기를 해도 다른 반응과 그리고 그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그렇게 중요치도 않은 그런 쓰잘데기 없는 TMI가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

그리고 이 영화 보고 이순신 장군 왼손잡이인지 찾아봤다 ㅋㅋㅋ 나중에 여유 생기면 일독해야지.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의 정치학

“칼집을 오른손에 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왼손잡이였다는 말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 보니 패장(敗將)이란 말인가.” “세종대왕을 기념하는 세종로에 왜 충무공 …

shindonga.donga.com

 

<두 개의 물과 한 개의 라이터>

영화 보는 내내 영광이는 얼마나 옴므파탈이길래 저 여자 둘이 저렇게 난리일까 싶다

영광이 너무너무 궁금하다

이 영화 보다보니까 중학교 때 남친이랑 헤어지고

애매하게 친했던 남친의 전여친한테 버디버디 친추 걸어서 괜히 남친(a.k.a 전남친) 얘기 꺼내서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그 여자애가 '너 걔 얘기 하려고 나한테 친추했지?'했는데 뜨끔.

민정아 잘 지내지..^^ 결혼했던데^^

참 희한하게 전남친이랑 헤어지고 미련남아서 전남친 얘기 어디다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얘기를 가장 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나처럼 전남친을 애인으로서 공유했던 전남친의 전여친이라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둘이 저렇게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영광이가 아닌가 싶다.

이 와중에 제일 소름돋았던 게 처음 불빌빌리려서 산 중턱에 앉아서 얘기했던 씬이 원테이크라니...

배우들 리스펙.

그리고 물은 여자 둘이고 라이터는 영광이인가?

처음에 불 빌려달라는 게 이 영화 소재를 말하는 거고? 소오름

 

<무협은 이제 관뒀어>

이거 제목이 넘나 후킹돼서 한예종 졸업영화제에서 꼭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

역시 한예종 영화는 대학교 씬만 봐도 알 수 있다

벽돌의 우중충한 복도에 노란 문

한예종 영화제 가면 딱 기대하고 가는 영화 장르.

말랑말랑한 유모어와 도라이 같은 구성과 전개. 한예종 예술사스러운 영화라 좋당.

 

<바람 어디서 부는지>

루시드폴 생각났다가 뭔 영화인가 싶어 보니 고성 산불을 다큐로 찍는 감독의 이야기라네.

고성 산불을 다뤘다고 해서 고성 산불 얘기가 메인인 것마냥 내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실제 사건이 잠깐의 소재로 쓰이는 영화는 잘 못 본 것 같아 신기하다.

중간에 나오는 할아버지 인터뷰이는 진짜 인터뷰이인가.

연기라면 연기 오졌다. 그 대사 중간중간의 무기력한 그런 느낌이 너무 잘 살아있어서 진짜 인터뷰이 같다...

그런데 영화를 제대로 집중을 못하기도 했는데 이런 영화는 내가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늘 모르겠다.

독립영화야 엄청나게 친절하고 대중 친화적이지 않아서 이해가 어려운 게 장이자 단인데,

이거는 무슨 얘기인지 잘 이해가 안되어서 흠.

마지막 부분에 남자가 여자한테 관심보이는 건 또 어떤 의미로 넣은거지?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제 영화는 어떤 거는 진짠데 어떤거는 다 꾸며낸 거예요. 다 진짜는 아니에요."

그래도 마지막 감독 대사 중에서 이 대사는 굳이 죄책감 갖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다큐멘터리야 무조건 사실만 담아야하고 중립을 지켜야하는 강박이 있는데,

예전에 들은 다큐 수업 중에 다큐 감독님이

중립이란 환상과 마찬가지이고 내가 카메라를 들었을 때는 어차피 내가 선택한 세상을 보여주고 마음 먹은 것이기 때문에 중립이 있을 수가 없다 대신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여 어떤 편에 설 것인지 생각해라.

라는 말이 떠오느는 대사.

 

<서정시작법>

뭔 서정적인 '시작' poem이 아니라 start를 하는 줄 알았는데

서정의 '시작'법이었네

익숙한 얼굴이 나오길래 보아하니 김혜윤 배우. 건대 영화라 그런가 건대출신 김혜윤 배우가 나오는가보다.

근데 내용 흐름은 딱 예상이 가능해서 좀 아쉽긴 했다

아싸인 한 학생은 글을 잘 쓰고,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친구는 글을 잘 쓰는 친구를 동경하고

그런 와중에 열린 백일장대회...

웹툰 여중생A가 생각나기도...

이것도 어떻게 보면 수미쌍관인 구성이어서 ㅋㅋㅋ 오늘 수미쌍관 영화만 두 개를 보네...

그치만 4:3 비율의 영화라 아날로그틱한 느낌과 여름 배경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선 뭐 나름 갬성에 젖을 수 있는 고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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