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20171013 내 생일

25년을 살면서 이렇게 생일느낌 안나는 생일은 처음이다 ㅋㅋ

일부러 생일 느낌 내지 않기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냥 생일축하를 한 번 안 받아보고 싶어서..?ㅋㅋㅋ

내 생일을 알릴 수 있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모두 비활성화 시켰다.

사실 생일때마다 약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아왔다.

물론 그 축하들 하나하나가 너무 고마웠지만, 어쩌면 그 축하의 수는 기술의 발전과 비례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생일을 기억해서 챙겨주던 옛날과는 다른 모양새이기도 했고...ㅋㅋ

생일하니 고등학교때 달력마다 친구들 생일 써가며,

매점에서 과자라도 하나 챙겨주던 귀엽던 때가 생각나네...

여튼 역시나 내 생일을 알릴만한 건덕지를 모두 없애니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이 10명도 남지 않았다.

엄마, 아빠, 지원이, 은혜(김), 슬기, 나래, 은혜(전), 안나, 희경이 ㅎㅎ

신기하게도 내가 많이 아끼는 사람들만 이렇게 남다니.

내가 알고지낸 이래로 한 번도 생일을 빼놓지 않고 챙겨주던 사람들이었는데 참으로 신기하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나 이 사람들처럼 누군가를 축하해주기 위해 기억하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나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처음 맞는 회사인데, 나름 직원들 생일 챙겨준다고 엑셀시트에 월별로 마킹까지 해놓는 곳이었는데 ㅜㅜ 흑 입사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그렇긴하지만... 생일축하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ㅜㅜ

입사 첫날 생일 적는 란에 사수분께서 '어, 곧이네요 ㅎㅎ'라는 말을 듣긴했는데...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제 속이 좋지않아서 오늘 점심도 거르고 진짜 열심히 일만 하다 왔다.

아직 입사 4일차라서 일 역대급으로 열심히했다는 표현이 우습지만...

진짜 하루종일 열.심.히 일만 하다왔다. 입사 일주일도 안돼서 하루에 콘텐츠를 두 개나 만들고 콘텐츠 간략 구성까지 해냈다. 스스로 기특...

또 아직 직원들이랑 친하지 않아서 그런지 점심때마다 매번 혼자다.ㅜㅜ

당연히 입사하면 점심 같이 먹도록 챙겨준다 했는데..

나도 그동안 그렇지 않은 사례를 보지 못해서 당연히 그러겠지 했건만...

불안한 예감을 역시 틀린 적이 없네 ㅜㅜ... 점심마다 아무도 날 챙겨주지 않는다 ㅜㅜ

첫날에는 같은 팀원분이 샐러드를 먹는다하여 놀랐고 두째날에는 도시락 파티원을 구하기에 꼽사리 껴서 셋째날에는 팀원분을 붙잡고 같이 먹어달라고 부탁했다 ㅜㅜ 네째날인 오늘은 아파서 거를 생각이긴했지만, 아무말않고 있으니 아무도 날 챙겨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ㅜㅜㅜ...

점심시간마다 서럽다 ㅠㅠ 어서 점심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ㅠㅠㅠ흑... 빨리 새로운 인턴분이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다 ㅠㅠ 같이 점심먹게 ㅜㅜ

그래두 점심시간에 서러운 거 빼고는

일도 재미있고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첫인상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사람으로써는

우리 팀 사람들이 맘 따뜻한 사람들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나름 문제점을 인식하고 여러가지 시도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콘텐츠 큐레이팅이나 웹예능이 이미 망한 선례를 답습하는건 아닐까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앞날은 모르겠고 일단 현재로선 내가 많이 부족해서 그런지 여러가지 배울 게 굉장히 많다.

그리고 돈을 벌어서 그런가 엄마가 좀 마음이 편해보이는 거...?

이제 친구들에게 마음 편히 '만나자!'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

더 나아가서는 '내가 밥사줄게'라고 말할 수 있는 게 가장 행복하고 좋다.

그래도 오늘 지극히 평범한, 아니 하루로서는 평범했지만 생일로서는 너무 이상하리만큼 아무일 없는 하루였나.

그래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엄마의 미역국과 고기도 맛있었고 회사에서 졸리지도 않았다. ㅎㅎ

희한하게 13일의 금요일마다 기분이 좋은데, 오늘은 기분이 좋다.

생일이 13일이라 그런가 생일이 13일의 금요일이었던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좋았던 '기분'만 기억이 난다.

오늘도 기분이 좋다. 좋은, 행복한 생일이고 하루였다.

'직장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0112  (0) 2019.01.12
20171202  (0) 201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