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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응답하라 2015

150411 오랜만



졸업하고 처음 만난 정은언니, 훈구오빠.

대학시절 제일 재밌었던 시절을 꼽으라면 곧바로 2012년을 꼽겠다.

2012년은 여러모로 참 재밌었던 한 해였지만 그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학과집행부 생활.

그래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고 졸업을 하고도 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행복하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대학생신분이었기때문에 난 대학생활이 그리우면 언제든지 학교에 가서 보고싶으면 볼 수 있고 가고싶으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졸업생이라 대학시절이 그리우면 예전처럼 학교에 갈 수 없어 공허함이 컸지만

그래도 하나 위안삼을 수 있는 건 이렇게 나와 같은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예전에는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움'뿐이었는데, 이제는 집부사람들은 만나면 사람 한명한명이 내 추억이라, 반가움과 더불어 소중함이 마구마구 느껴진다.


정말 갑작스럽게 정은언니의 카톡으로 건대로 달려갔다.

작년 연초, 마지막 한학년의 시작을 앞두고 정은언니를 만났었는데,

이번년도도 한해의 초반에 정은언니를 만나니 그때와 오버랩되면서 참 기분이 이상했다.

작년에는 한국에 너무 오고싶어서 다시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에 설레기만 한 연초였는데 이번엔 걱정거리 한가득인 연초다..


여튼 다들 이렇게 오랜만에 모여서 하는 거라곤 늘 그래왔듯 그동안 살았던 얘기, 추억팔이...

딱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같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

정말 예전에는 그냥 서로 모여있는 게 좋고 모여서 노는 게 좋아서 오늘만 사는 것처럼 웃고 떠들며 지냈는데,

이제는 내일을 얘기하며 걱정거리들을 늘어놓는다.

지금 당장 반가운 얼굴들이 내 눈앞에 있어 너무나 좋은데도 그 좋은 기분만 마냥 즐길 수 없다.

살면서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걱정도 하고.. 그러다 좋은 일도 갑자기 생기고.. 그런 게 인생이라지만

그렇게 즐겁고 걱정없던 우리들인데 서로 힘들고 지친 게 눈에 보여 속상했다.


술을 먹어도 술기운에 취해 들뜨기보다 마음이 텅빈 기분만...

그래도 그나마 일상에 치여서 있을때보단 이렇게 내 추억들과 같이 있으니 그냥 좋았다 진짜로.

이런 저런 얘기를하며 설빙에 곱창까지 먹고 뭐할까 하다 그냥 건대에 가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주말이라 학생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도서관쪽으로 가니 학생들이 꽤 많았다.

아마 시험기간이어서 주말에도 나와 공부를 하는듯했다.

저렇게 시험때문에 주말까지 나와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니 이제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나와 상관없는 얘기라는 게 참 기분이 묘했다.

그렇게 걷고 걷다가 건대 연못 주변도 거닐었는데 우리학교 해람지 생각도 나고..


다른 학교긴 하지만 대학친구들과 대학교를 거니니 대학생 된 기분..

사실은 아직까지도 난 내가 대학생이 아니라는 게 잘 실감이 안난다.


타임머신을 살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싶다.

자꾸 추억팔이만 하니까 친구가 '현재를 좀 살아'라고 하는데..

못하겠다 ㅠㅠ..

현재가 힘드니 자꾸 추억팔이만 한다.


나야 뭐 늘 걱정거리많고 잘 힘들어하는 사람이지만 매번 에너지넘치던 언니오빠친구들까지 힘들어하니 정말 속상하다.

훈구오빠가 오늘 단톡방에서 '아 어제 만나고 와서 그런지 오늘 더 심하네'라고 해서

'명치 막 답답하고 그러죠?'라니 '맞아 그거야'라고 했다.

2015년 된 이래로 계속 명치만 답답하고 그렇다..

행복하고 싶고 내 주변 사람들도 얼른 행복해졌음 좋겠다.


늘 만나면 기분좋은 사람들이지만 어제는 희한하게 기분 묘하게 아련하고 그랬는데..

그 마음이 글로 잘 표현이 안된다..

여튼 어제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다.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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