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국제시장

<국제시장>이 흥한지 꽤 됐는데 끝물에서야 겨우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자신의 꿈은 원래 선장이었다는,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주인공을 시작으로 영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부모님께 아이들을 맡겨놓고 가족여행을 떠나는 자식들..로 영화가 진행된다.

한국전쟁 시절..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어린아이들, 노모.. 너나 할것없이 거리로 나와 생계를 꾸리던 1950년대..

전쟁통에 동생을 놓치고,아버지와 이별하고 초반부터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진작 <국제시장>을 봤던 아는 동생에게 영화가 어떻냐고 물으니 '언니 휴지 꼭 챙겨가세요!'라고 당부하던 동생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늘 이런 영화를 보며 느끼는 거지만.. 정말 아름다운 것만 보고살고 싶다.

전쟁, 질병, 가난은 세상에서 꼭 없어져야할 세가지라는 소리가 영화를 보면서야 와닿는다..

'내가 없으면 너가 가장이다'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때문에 꿈도 포기하고 동생의 학비때문에 파독을 자정하는 주인공..

마침 얼마전에 봤던 연극 <글뤽 아우프>라는 연극도 그 시절 우리나라 파독이야기를 다룬 거라 그 연극이 떠올라서 이 장면을 눈여겨 봤다.

사실 연극을 볼 때만해도 파독에 대해 잘 몰라서 별 생각없이 봤었는데, 이렇게나 두번째로 이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관심이 간다.

여튼 그렇게 독일에서 돌아와 좀 살만하니 피난을 왔을 때부터 고모와 함께 꾸려왔던 가게 '꽃분이네'를 처분하겠다는 고모부를 막기 위해 다시 돈을 벌러 베트남으로 떠나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에게 '당신의 인생인데 당신 인생 속엔 당신이 없다'라는 극중아내 김윤진의 대사가 절절히 와닿았다..

자신의 인생없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그리고 내 가족들이 하루하루 편안히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왔던 그 때 시절의 사람들.. 바로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

이렇게 힘겹게 내 가족들.. 내 동생, 내 자식들 조금 더 편하게 살게 해주려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겨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들 여행갈 때 손주나 봐주는 존재가 돼버렸다.

지금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영화속에서처럼 시장통에서 소리나 지르고, 괜한 고집이나 부리는 것 같지만 사실 다 이유가 있었음을..


난 영화가 끝나고 난 '아 그땐 이랬었구나'라는 반응이었지만, 같이 보러갔던 엄마는 '맞아 그땐 그랬지'라는 반응..

같은 영화를 보고도 이렇게 반응이 다르다.

엄마도 엄연히 말하면 그 시절 사람은 아니지만 나보다는 교집합이 많았던 시절이라 그런지 나보다 이해+공감이 많이 가는가보다

끝나고 이모들이랑 박정희정권 시절 얘기를 하면서,

그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에 가서 일자리를 따왔다고..

우리나라가 너무 가난해서 구걸하러 간 거나 마찬가지였다며 그때 파독에 관한 이야기 첫줄을 읽고 육영수 여사랑 눈물을 흘리느라 못 읽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동안 어른들이 박정희, 박정희하는 게 이해가 잘 안갔는데 이 영화를 보고 어른들 얘기도 들으니 좀 이해는 간다.

기쁠 때 함께 했던 친구보다 힘든 시절 함께 보냈던 친구가 더욱 기억나듯이 힘든 시절 함께 했던 대통령이니 역사적, 정치적 배경 다 제쳐두고 그냥 마음이 그렇게나 가나보다..

그렇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힘겹게 사셨구나..


여튼 영화를 보며 내내 느낀건, 한번도 궁금해본적 없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릴적 꿈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졌다.



그시절 살아내느라 자신의 인생도 못사셨던 그 분들.. 당신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희막이  (0) 2016.09.18
전형적인 B급 영화의 감동 <미쓰와이프>  (0) 2015.07.31
직장의 신  (0) 2013.05.09
[영화] 웰컴투 마이하트  (0) 2012.01.26
[영화] 네버엔딩스토리  (0) 201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