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놀랐다.
오늘은 왠지 라디오가 듣고싶어서 4시가 되자마자 MBC mini를 틀고 최유라 아줌마의 목소리가 나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왠일.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임시 DJ인가 싶어 검색을 해봤더니 딱 지난 달부터 DJ가 바뀌었다는 것.
지라시야 남자DJ가 원체 자주 바뀐터라 별 신경을 쓰진 않았다. 나한텐 최유라 아줌마만 있으면 됐다.
텍스트로 표현할 수 없는 사연을 읽는 그 찰진 목소리.
그런데 최유라 아줌마가 떠나다니 ㅠㅠㅠㅠ
즐겨듣던 라디오의 DJ가 떠날때마다 아쉽긴하지만
최유라 아줌마는 20년이나 넘게 계셨기에 늘 오후 4시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거란 안일한 생각때문이었을까
너무너무너무너무 아쉬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내가 라디오라는 걸 듣기 시작한 건 엄마 때문이었다.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엄마는 늘 주방에 달려있는 작은 라디오를 틀어놓았다.
주파수도 항상 95.9에 고정돼있어서 어릴 땐 다른 라디오를 들은 기억이없다.
그냥 9시엔 여성시대 12시엔 싱글벙글쇼 2시엔 두시만세 4시엔 지라시..
딱히 편성표를 외울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내 일상에 들어온 라디오였다.
처음에 여성시대 김승현 아저씨가 바뀐다 했을때도 두시만세 노사연 아줌마가 하차했을때도 그 아쉬움을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 ㅠㅠㅠ
최유라 아줌마까지 하차한다니.. 그냥 놀랍고 아쉽다.
진작 하차소식을 알았으면 마지막날 라디오 문자로 고마웠다고 메시지 하나라도 남길걸 ㅠㅠ....
작별인사도 못드리고 보내드렸다 ㅠㅠ
이제서야 부랴부랴 하차 관련 기사와 영상을 찾아봤다.
그리고 유투브에서나마 최유라 아줌마의 하차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방송인에게 방송은 업이기에 방송을 방송으로만 여기는 자체를 나무랄 순 없지만
최유라 아줌마는 그 와중에도 라디오를 단순한 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청취자와 마음을 나누려했던 노력이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더불어 하차이유를 묻는 질문에 '방송이 재미없어졌다.'라고 말하는 아줌마의 말이 왜이리 속상하고 슬펐는지.. ㅠㅠ
학교끝날즈음 집에가면 들리던 아줌마의 목소리,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휴대용 라디오를 들고 애써 주파수를 잡아듣던 아줌마의 목소리 ㅠㅠ 그때의 추억들이 다 스쳐지나가면서 내 추억까지 고스란히 사라진 느낌이다.
DJ님이라 부르지않고 아줌마라 부르는 이유도 그냥 동네 아줌마만큼이나 친근해서.. ㅠㅠ 그 때문이다.
내가 늘 마음에 담고있던 옛날 그 동네, 동네 아주머니들도 같은 동네에 산 시간이 10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줌마와 함께한 세월은 10년이 훨씬 넘었다니..ㅠㅠ
에고 ㅠㅠ 아쉬워라
그나마 마음이 놓이는 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라는 말.
라디오하면서 속상했던 마음 잘 푸시고 꼭 돌아오셨으면 하는 맘이다.
장수 DJ들이 라디오를 하나하나 떠나니까 맘이 너무 허하다 ㅠㅠ
요즘 세상에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는 어쩔 수 없다지만 라디오는 그냥 늘 여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힝 ㅠㅠ 꼭 돌아오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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