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오와앙 2017. 12. 4. 00:22

오랜만에 목욕탕을 다녀왔다. 거의 1년 만인가.

아 1년만이라니 되게 더러워 보이는데, 샤워 매번하니까....ㅋ

여튼 목욕탕은 무언가 완벽해지고 싶을때 하기도 하고, 반대로 목욕을 하면 완벽해 지는 느낌이들기도 한다.

오늘도 목욕을 하고 나니 괜히 완벽해진 기분이다.

그리고 찜질방에서 하염없이 보냈던 시간도 꽤 좋았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드라마 반올림에서 친구들끼리 찜질방 가는걸 보고 그걸 로망으로 삼으며 친구들이랑 찜질방을 갔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찜질방에서 가서 찜질방 특유의 냄새를 맡으니 그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주말이면 주말이라고, 친구들이랑 놀면 친구들이랑 논다고, 찜질방이면 찜질방이라서 그냥 현재만 즐기고 놀았는데,

지금은 딱히 큰 걱정이 없어도 문득문득 올라오는 불편함과 현실을 마주하는 이 느낌. 왜때문일까.

그리고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찜질방 사람들을 둘러보는데 온갖 가족, 친구의 군상을 구경하는 재미가 컸다.

5살 이하 정도 된 아이 셋을 둔 부모, 아이들 때문에 찜질하나 제대로 못하지만 찜질방에 있는 운동기구 하나로 즐거워 하는 부모와 애기들.

노모를 데리고 온 2,30대쯤 돼보이는 딸.

고등학생 딸과 휴식을 즐기는 가족.

잡다한 온갖 얘기를 나누다가 TV 속 키스신을 즐겁다는 듯이 쳐다보는 남고생들.

등등... 그동안 사람 구경한답시고 카페에서 멍때리면서도 있어보곤 했는데,

오늘이 최고 재미있고 나름 행복한 (?) 사람 구경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찜질과 목욕을 마치고 성당엘 갔는데 매번 미사시간에 폰질을 하다가 오늘은 휴대폰 배터리도 나간 김에(?) 제대로 미사에 집중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2017년은 달력상으로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사실 성당에서는 이번주가 대림 첫째주라서 새해의 시작이라며...

그런 소리를 들으니 또 한 해가 갔구나 싶고...

그리고 미사 내내 집중하다보니 기도를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이번주는 되게 자잘한 것들로 많이 힘들었어서 그냥 남탓하지 말고 제 탓을 하고 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고 잘 해낼 수 있게 해달라며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진짜 잘 할테니 제가 그렇게 하면 이번엔 꼭 그런 기회를 쫌! 주시라고 기도를 드렸다.

더불에 어제 세상을 떠난 아기 고양이가 하늘에서 행복하길, 그리고 우리 빌라 고양이들이 무사히 겨울나기를 빌었다.

그러다가 내가 어쩌다 천주교 신자가 됐지 생각하다가.

어릴때 성당을 다닌다던 학원 동생들, 초등학교 친구들이 떠올랐고 괜히 걔네는 잘 지내나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그렇게 정말 오랜만? 거의 처음?으로 미사에 제대로 집중해본 + 소식지를 제대로 다 정독했던 주일이었고

집에 오니 밤이었고 또 월요일이 됐네.

처음엔 정말 회사 나가는 게 행복했는데.. 아 그 때 심정을 일기로 쓸 걸 그랬다.

그 감정 기억도 안나네.

그냥 여러가지 감정으로... 회사에 가기 싫은건 아닌데, 평일이 싫은건 아닌데, 회사가 딱히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다.

일이 익숙해져서 일이 하기 싫어져서가 아니라 그 초반에 나 혼자만의 감정소모 때문에...

그냥 회사에서 많이 외롭다.

아 슬기 퇴사하면 이제 메신저 할 사람도 없을텐데. 내 소소한 버팀목, 낛이 없어지겠구나.

몰라... 이번주는 약속 많이 만들어야지. 아 돈도 아껴야되고.

아 이렇게 의식의 흐름으로 생각 많이 하다가는 안 끝나겠다ㅏ.

아 근데 이런 생각의 가지들이 소중한데, 아 몰라몰라 끝.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나 다시 보며 잠들어야지.

이 글도 정규직 전환이 될지 안될지 몰라 취준생 카테고리에 넣어야할지 직장인 카테고리에 넣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