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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딩/응답하라 2013

작심3일 + 1일

오늘은 작심삼일의 고비를 넘긴지 +1일째다.

학기 중에 그렇게 학업에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아 공부할만한 여유가 없어. 나중에 나중에'하다가 학기가 끝나버렸다.

그러다 방학이 되었고, 방학동안에는 또 여행을 다니느라 여유가 없었고.

여행이 다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오니, 정말 이게 여유가 아니면 도대체 뭐를 여유라고 표현해야할까 싶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처음 며칠간은 그냥 늘 그랬듯, 정말 '잉여'롭게 시간을 쓰다가 문득 '아 공부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계획을 짜고 무작정 곧장! 바로! 실행했다.

딱히 뭐 동기부여가 될 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나도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시작했다.

그렇게 계획실천의 첫날을 보내고 나니, 그동안 공부를 하도 안해서인지 고작 문제집 몇장푼 것 뿐인데 엄청난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 성취감을 만끽하면서도 한편으로 엄습하는 불안감. '아 내가 이 성취감을 내일 다시 느낄 수 있을까'

나 자신이지만, 내가 내일은 또 어떻게될지 나 자신도 못믿은 게 하루이틀이 아니라 불안했다.

그렇게 아침이 밝았다. 다행히도 큰 변수는 생기지 않았다. 첫날 그랫듯, 두째날도 그렇게 계획했던 걸 끝내고 하루가 끝났다.

대망의 작심삼일날.. '작심삼일'이라는데 아무리 못해도 세째날 정도까지는 버텨줘야하지 않겠나. 세째날도 그렇게 무사히 지나갔다.

그리고 오늘 대망의 위기날인 작심3일+1일째. 사실 오늘이 계획 실천 네째날인지 뭔지도 잘 몰랐다.

일정도 하~~~~~~~~나도 없고, 주변에 사람도 하~~~~~~~~~~나 없지. 정말 철저히 '나'위주의 하루하루다. 

22년 살면서 이렇게, 진짜 여유라고 표현하기에도 성이 안차는 이런 나날들은 살다살다 처음이다.

여튼 어제까지만해도 문제집을 풀다가, 오늘은 회화공부을 했다.

계속 학기중부터 생각했던건데 방학이 반이 다 지나가고서야 시작했다.

오늘 첫날인데 셰도잉하기가 너무 어렵다.

난 살면서 하는 모든 것이 눈에 바로 결과물이 나타나는 것이 좋다.

하면서도 눈에 안 띄는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부라서, 공부가 제일 힘들다.

특히 여기 온 이후로 제일 필요했던 것이 회화인데, 겨우 하루 공부했지만 이게 과연 한다고 늘 것인지 불안하다.

그런데 그동안 후회했던 것이 그런 불안감때문에, 고민만하고 뭘 해본적이 별로 없다는 거다.

그래서 이번엔 믿거나 말거나 그냥 되든 안되든 해보기로했다. 해보자 해보자.

아 요즘들어 생각한건데, 이렇게 아무도 없이 혼자 조용하게 스트레스도 어떠한 압박도 안받고 그냥 천천히 느긋하게 공부만하고싶다.

말레이시아 온 이래로 최고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그냥 아무도없이 철저히 나한테만 집중하고 내가 하고싶은거하면서 이렇게 느긋하게 지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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