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오고나서 첫 성적.
수업같이 들었던 친구들 페이스북에 성적얘기가 올라오길래, 며칠간 성적이 올라온 것 같긴한데 확인하기가 무서워서 확인을 안했다.
그리고 큰맘먹고 오늘 딱 SMP를 들어갔는데..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A라니...
그동안 성적스트레스도 너무 많이 받고, 내가 늘고있긴한건가.. 여기서 얻은게 뭐지..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우울하게 지내왔었는데.
그간의 우울함이 'A'라는 단어 하나로 위로가 됐다.
정말 성적을 받고 '아 그동안 내 노력의 결과가!'라기보다 '응? 내가?'라는 생각.
이 성적을 받고 딱 이 말이 하고싶었다.
'정말 저에겐 과분합니다.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식상한 문장이. 지금 내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문장이다.
영어도 제대로 못알아들어서 과제 내라는 기간을 놓쳐서 기간 지나고나서 부랴부랴 제출하고,
회화시험 때 겨우 말 세마디해서 진짜 내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러웠고,
한국에서도 발표울렁증때문에 발표전날이면 늘 걱정했었는데 발표울렁증+영어발표라는 압박감때문에 발표 리허설 대본을 하루종일 중얼거리고..
그냥 그간의 순간이 다 하나하나 지나갔다.
사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내가 학기중에 저 성적을 받을만큼 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노력을 무지하게 했다거나 했다는 말이 아니다.
정말 내 자신이 한심할 정도로. 왜 여기까지 와서 넌 이러니 할 정도로. 내 의지와 끈기에 초라함도 많이 느꼈었는데.
정말 저 성적을 받은게 죄송하고 감사하고 그냥 만감이 다 교차한다.
그런데 저 성적을 받은게 너무너무 과분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냥 진짜 열심히 하라고 준 성적같다.
뭐 고작 저 성적 하나가지고 유난이야?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간의 성적 압박때문에 한학기 내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정말 평생겪을 우울함 외로움 초라함을 다 느꼈기때문에 더 값지고 감사한 성적.
정말 성적으로 위로받기는 처음. 좋다. 좋다 정말 좋다 기분 너무 좋다!!!!
살짝 A- 가 아쉽긴 하지만.. (늘 나는 기분좋은 일이 생기면.. 뭔가가 아쉽게 기분이 좋다...)
'B이상만 받자'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올A(A-가 하나 있긴하지만;)라는 성적표가 떴는데... 역시 사람의 욕심이란...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정말 좋다 좋아 좋아좋아 기분좋은 한학기의 마무리! 방학중에 이렇게 기분좋은 선물이 '0'